빚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 누가 돈 내고 있나?

📌 핵심 요약

이재명이 말했다. "빚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좋은 말이다.

이재명이 말했다. "빚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좋은 말이다. 실제로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는 그런 사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제도 역시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있으면 꼭 하나가 빠져 있다.

누가 돈 내고 있나?

빚은 공중에서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의 빚은 누군가의 돈이다. 채무자가 있으면 채권자도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늘 채무자의 사정은 설명하면서 채권자의 사정은 잘 설명하지 않는다. 채무자의 고통은 보여주지만 채권자의 손실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아파트 주민회의를 떠올려 보자. 한 주민이 일어나 말한다.

"관리비를 못 낸 분들이 있습니다. 능력이 안 돼서 못 낸 겁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 주민이 말을 이어간다.

"그러니 연체된 관리비는 없던 걸로 합시다."

그때 관리소장이 답한다.

"좋습니다. 대신 부족한 금액은 다른 주민들이 나눠 내겠습니다."

그 순간 회의장은 폭발한다.

"왜 우리가 냅니까?"

"그건 아니죠."

"말도 안 됩니다."

"그럼 저도 다음 달부터 안 내겠습니다."

방금 전까지 연체자를 걱정하던 사람들도 갑자기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왜일까?

자기 돈이 들어가는 순간 사람은 갑자기 원칙을 찾기 때문이다. 갑자기 공정을 찾고, 갑자기 책임을 찾는다. 남의 계산서일 때는 쉬웠던 선의가 자기 계산서가 되는 순간 어려워진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은 도움을 이야기한다. 보호를 이야기한다. 구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비용은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면책은 말하지만 손실은 말하지 않는다. 혜택은 말하지만 청구서는 말하지 않는다.

현실은 마법이 아니다. 누군가의 부담을 없앤다고 그 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뿐이다. 채무자의 부담이 줄어들면 누군가는 그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문제는 그 이야기가 늘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빚을 탕감할 것이냐가 아니다.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채무자를 도울 수 있다. 도와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가 계산서를 받는지까지 함께 말해야 한다. 그게 정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이 아니라 희망사항에 가깝다.

빚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다음 문장도 필요하다.

그 비용은 누가 내고 있나?

혜택은 말하고 청구서는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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